책의 조각들

작은땅의 야수들: 일제강점기 조선의 삶과 저항을 그린 대서사

생각하는세빈이 2025. 5. 20. 02:05
반응형
작은땅의 야수들: 일제강점기 조선의 삶과 저항을 그린 대서사

작은땅의 야수들: 일제강점기 조선의 삶과 저항을 그린 대서사

김주혜 작가의 장편소설 작은땅의 야수들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한반도의 격동기를 살아낸 평범한 이들의 삶과 저항을 치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가족과 주변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인생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아낸 ‘야수들’의 생존과 인간애, 그리고 저항의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최근 여러 블로그, 뉴스, 서평, 유튜브 등에서 <작은땅의 야수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입체적이고 생생한 서사에 있다.

1. 작은땅의 야수들: 작품 소개

작은땅의 야수들은 1917년 겨울, 설산에서 시작된다. 사냥꾼 남경수는 표범을 찾아 헤매다 어린 호랑이를 만나고,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호랑이를 죽이지 않고 놓아준다. 이때 일본군 장교 겐조 일행과 조우하게 되고, 남경수는 은제 담뱃갑을 받으며 운명적인 인연을 맺는다. 이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소설은 1918년부터 1964년까지 네 개의 부로 나뉘어 조선의 소작농, 기생, 독립운동가, 인력거꾼, 사냥꾼 등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그려낸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인물의 영웅담이 아니라,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하고 저항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야수’라는 제목처럼, 인간의 본성과 생존 본능, 그리고 시대적 폭력에 맞서는 저항의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2. 주요 인물과 줄거리

소설의 중심에는 사냥꾼 남경수와 그의 아들 남정호, 그리고 기생 옥희, 연화, 월향, 독립운동가 이명보, 자전거 수리공 한철 등 다양한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신분, 성격을 지녔지만, 일제의 폭력과 사회적 억압 앞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야수’가 되어 살아간다.

프롤로그: 사냥꾼 (1917년)

남경수는 설산에서 표범을 쫓다 어린 호랑이를 발견하지만, 죽이지 않고 풀어준다. 사냥감도 얻지 못한 채 설산에서 쓰러진 남경수는 일본군 장교 겐조에게 구조되고, 길잡이 역할을 하며 은제 담뱃갑을 받는다. 이 인연은 훗날 아들 남정호에게 중요한 의미로 남는다.

1부: 1918~1919년

소작농의 딸 옥희는 집안을 돕기 위해 기생집에 팔려가 견습생이 된다. 기생 은실은 모은 돈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자신의 딸 월향, 연화와 옥희를 보살핀다. 월향은 일본군에게 겁탈당해 임신하고, 경성의 친척 단이에게 세 소녀가 보내진다. 한편 남정호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경성으로 와 거지 무리의 대장이 된다.

2부: 1925~1937년

옥희는 기생으로 성장하고, 연화와 친자매처럼 지낸다. 월향은 미국인과 결혼해 떠나고, 연화는 아편에 중독되어 행방불명이 된다. 한철은 옥희의 도움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자전거 수리공이 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이어지지 않는다. 옥희의 곁에는 정호만이 남아 그녀를 지켜준다.

3부: 1941~1948년

정호는 옥희를 사랑하지만, 옥희는 한철을 잊지 못한다. 정호는 독립운동에 뛰어들어 상해에서 일본 고관 암살 임무를 수행한다. 귀국 후 정호는 징병 기피로 체포되지만, 아버지의 은제 담뱃갑 덕분에 일본군 장교 야마다에게 풀려난다. 한철은 자전거 수리점에서 자동차 회사 사장으로 성장한다.

4부: 1964년

해방 이후 각 인물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옥희는 영화배우로, 한철은 사업가로, 정호는 독립운동가로, 연화와 월향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들의 삶은 해방 이후에도 결코 평탄하지 않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의 상흔을 안고 살아간다.

3. 작은땅의 야수들: 서평과 작품의 의의

작은땅의 야수들은 단순한 역사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사랑, 우정, 가족애, 그리고 저항정신을 지키려는 평범한 이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다. 특히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야수’라는 이름에 걸맞게, 생존과 자유, 사랑을 위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싸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각 인물의 내면과 감정, 성장과 좌절, 선택과 희생을 섬세하게 포착한다는 점이다. 독립운동, 기생의 삶,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계급과 신분, 사랑과 우정, 배신과 용서 등 한국 근현대사의 거의 모든 주요 테마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된다.

작가는 실제 독립운동가였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족사와 민중의 서사를 교차시키며, ‘작은땅’(한반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야수처럼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이들의 삶을 그려낸다. 이 점에서 <작은땅의 야수들>은 <파친코>와 같은 가족 서사, <아리랑> 같은 역사소설과도 맥을 같이 한다.

서평: 독자와 평론가의 다양한 시선

여러 블로그, 뉴스, 서평, 유튜브 등에서는 <작은땅의 야수들>이 “역사적 사실과 인간적 감정의 균형이 뛰어난 작품”, “다층적 인물과 생생한 시대 묘사가 인상적”, “여성 인물의 성장과 독립운동 서사가 돋보인다”, “파친코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등으로 호평받고 있다.

특히 옥희, 연화, 월향 등 여성 인물의 성장과 생존, 그리고 독립운동가 정호, 사업가 한철 등 남성 인물의 선택과 고뇌, 우정과 경쟁이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시대의 폭력과 억압, 계급과 신분의 벽,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으로 다가온다.

작품은 단순히 ‘일제에 맞선 영웅담’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낸 평범한 이들의 고통과 희망, 상처와 연대,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작은땅의 야수들>은 역사소설의 범주를 넘어, 인간과 사회, 시대와 개인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힘을 지닌다.

4. 결론: 작은땅의 야수들이 남긴 것

작은땅의 야수들은 한반도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폭력과 억압, 사랑과 우정, 가족과 저항, 성장과 상처를 치열하게 살아낸 이들의 대서사다. 이 소설은 단순한 역사적 재현을 넘어, 인간 본연의 생존 본능과 존엄, 그리고 시대에 맞서는 저항정신의 본질을 묻는다. 각 인물의 삶을 통해 우리는 ‘야수’란 무엇인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역사소설, 가족서사, 성장소설, 독립운동 서사 등 다양한 장르적 특징을 품은 <작은땅의 야수들>은, 한국 근현대사의 복잡성과 인간 내면의 깊이를 동시에 탐구한 수작이다. 시대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소설은 깊은 울림과 공감을 선사한다.

#작은땅의야수들 #김주혜 #역사소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가족서사 #성장소설 #여성인물 #한국문학 #책리뷰

반응형